<한국방송협회 성명>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훼손하고
막대한 국부유출을 발생시킨 JTBC를 규탄한다
종합편성채널인 JTBC가 2026년 북중미월드컵, 2030년 남미·유럽 6개국 월드컵의 국내 방송 중계권을 확보했다. 이로써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해 오랜 기간 함께 노력을 기울여왔던 KBS, MBC, SBS의 공동 협의체 ‘스포츠 중계방송 발전협의회’(Korean Sports Broadcasting Development Association)는 방송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중계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방송은 사회적 공기(公器)이며 방송법은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행사에 대해 모든 국민이 보편적으로 시청할 수 있는 권리인 ‘보편적 시청권’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JTBC의 월드컵 중계권 획득은 이러한 ‘보편적 시청권’에 관한 방송법의 정신과 도입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 1990년대 처음 그 개념이 등장한 ‘보편적 시청권’은 당시 영국에서 유료방송 채널들이 각종 스포츠 중계권을 독점하여 별도의 구독료를 낸 유료방송 가입자들에게만 프리미엄 서비스로 제공함으로써 이를 이용할 수 없는 국민들이 해당 콘텐츠로부터 배제되는 흐름을 바로 잡기 위해 시작되었다.
따라서 ‘보편적 시청권’의 근본적 취지 상 월드컵, 올림픽과 같은 전 지구적 스포츠의 중계권은 특정 유료방송에 의해 독점되어서는 안 되며, 보편적 무료 방송 수단을 통해 모든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접근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현행법령이 커버리지 기준으로 이를 규정하고 있는 한계가 있기는 하나, ‘보편적 시청권’의 개념 상 유료방송에 가입한 가구와 지상파를 직접 수신하는 가구의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원한다면 언제나 별도의 대가 지불 없이 월드컵의 감동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특정 OTT에 가입해야 프로야구를 볼 수 있듯 이제 국가대표 경기마저 돈을 내고 시청해야 한단 말인가.
JTBC는 자사의 이익을 위해 ‘보편적 시청권’의 취지를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대규모의 국부를 유출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난도 피할 수 없다. 지상파3사는 ‘스포츠 중계방송 발전협의회’를 조직하여 과당 경쟁으로 인한 과도한 중계권료 인상을 막고 이에 따른 국부유출을 막기 위해 공동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JTBC는 방송3사의 코리아풀 협상단 참여제의를 거부하고 지난 2019년 올림픽 중계권에 단독으로 입찰해 2026년부터 2032년까지 동하계 4개의 올림픽 중계권을 독점 계약한 바 있다. 당시에도 거액의 중계권료로 불필요한 국부 유출과 방송 시장의 왜곡이라는 비판을 받았음에도 이번 월드컵 중계권까지 단독으로 확보해 국가적 공동협상 틀을 무너뜨리며 무료 보편적 시청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JTBC는 지난해 584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경영위기를 이유로 80여명을 구조조정으로 내보내는 등 경영상황이 어렵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JTBC가 이번에 획득한 2회의 월드컵 중계권료와 2019년 획득한 4회의 올림픽 중계권료를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JTBC가 국민들의 ‘보편적 시청권’을 볼모로 자신들이 상승시킨 중계권료의 부담을 재판매를 통해 지상파 3사에 떠넘기고 어려운 경영상황을 타개하겠다는 의도라면 국민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