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협회는 지난 7월 15일(금)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전원회의를 거쳐 금일 최종 확정하여 발표한 SK텔레콤(이하 SKT)과 CJ헬로비전(이하 CJH)의 ‘인수합병 불허’ 결정을 공식 지지하는 바이다. 이번 인수합병 불허 결정이 방송통신시장의 공정 거래를 보장하고, 시청자/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합리적 판단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한국방송협회는 여러 차례의 성명 발표를 통해, 본 인수합병이 이루어지면 방송 생태계가 황폐화되고 재벌 대기업에 의한 방송장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미래부/방통위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이번 인수합병 시도는 케이블과 IPTV 등 매체 다양화를 통한 유료방송시장의 경쟁 촉진과 알뜰폰 도입을 통한 통신시장 경쟁 촉진이라는 정부의 장기적인 정책 방향과도 정면 배치되며, 방송의 지역성 상실이나 지역보도 악용 등도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라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공정위 역시 이러한 점들을 충분히 고려하여 최종 ‘불허’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의 주체였던 SKT는 지속적으로 ‘인수합병을 완료해도 전국 단위의 유료방송 1위 사업자는 따로 있다며 지역권역별 시장점유율 규제를 받는 케이블 SO의 시장점유율을 전국단위로 반영하자는 주장을 펴왔다. 그러나 사실상 이번 인수합병 시도는 과거 SKT의 신세기통신 인수합병과 같은 시나리오를 반복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SKT가 자신들의 이동통신 시장지배력을 통해 빠른 시간 안에 전국 및 지역 단위의 유료방송 시장 전체를 독과점화하고, CJ가 매각대금을 무기로 제작요소인 연기자/연출자/작가 등을 모두 싹쓸이해 나간다면 방송시장은 두 재벌 대기업에 의해 황폐화되었을 것이다.
이번 결정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양화되고 있는 케이블산업을 위한 대책 마련도 없이 인수합병을 불허한 것이라며 공격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케이블 SO는 IPTV 도입 전 3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독점적 유료매체였으며, 최근 방통위가 발표한 재산상황 공표 자료에서도 2015년도 SO전체 영업이익은 4,056억 원, 평균 영업이익률은 18%에 달하고 있다.
공정위가 공정경쟁의 토대를 침해하는지 그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한 7개월 여의 심사 결과에 대해, 케이블이 사양 산업인 것처럼 묘사하면서 마치 정치권 외압 등이 있었던 것처럼 근거 없는 비난을 지속하는 일부 언론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바이다. 이제 불필요한 상호간의 비난은 중단하고, 이번 인수합병 논란을 교훈삼아 정부와 사업자 모두 유료방송시장을 포함한 방송시장 전체의 공정경쟁 환경 조성과 정상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 힘써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유료방송시장의 공정경쟁을 위해 다매체 환경 정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최근 들어서 케이블/위성/IPTV 등 다양한 매체들이 공정경쟁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만약 이 시점에서 재벌 대기업 IPTV가 케이블 1위 업체를 인수합병하는 시도가 승인됐다면, 유료방송시장의 공정 경쟁과 소비자 편익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여러 방송매체 간의 공정경쟁이 가능한 환경 조성과 콘텐츠가치 정상화 및 시청자 편익 증진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나가길 바란다. 한국방송협회 역시 방송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이라면 적극 협력할 것이다.
2016. 7. 18
한 국 방 송 협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