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방송산업 진단 놓고 곡학아세 하지 말라
한국방송협회는 방송 산업의 정상화 차원에서 비정상적인 광고제도 개선을 요청해 왔다. 그런데 9월 30일 열린 방송산업 진단 토론회에서는 방송시장을 특정 사업자에게 편향되게 진단하고, 일부 언론은 그런 왜곡된 주장을 과장하여 보도했다. 방송협회는 ‘바른 길을 벗어난 학문으로 세상에 아첨하는’ 곡학아세(曲學阿世) 행태를 알리고 사실을 바로 잡고자 하며, 이와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콘텐츠진흥원 소속 한 연구원은 ① 2012년 PP가 지상파보다 4,777억원 많은 제작비를 투자했고 ② 수출용 드라마는 대부분 외주제작사에서 만들었고, 지상파는 제작비의 50%만 지불했으며 ③ 광고총량제 도입시 지상파 3사 광고비가 최대 2,759억원이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첫째, 유료방송 PP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규제로 광고매출이 증가한 상황에서 제작비가 늘어난 것이지만 지상파는 광고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실제 제작비가 증가했다. 지상파 광고매출은 2003년 2조 6천억원에서 2012년 2조 1천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제작비는 8,800억원에서 1조 1,900억원으로 늘어났다. 광고매출에서 제작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2년 55%에 달한다. 지속적 광고매출 감소와 제작요소 비용 증가로 인해 2014년 상반기에만 방송 3사의 영업적자가 무려 1,000억원을 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둘째, 지상파 방송사는 외주제작사에게 제작 시설과 인력을 상당 부분을 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상당수의 경우 드라마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하고 있다. 한류드라마가 외주제작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해서 이를 외주사가 만들었다고 단정하는 것은 드라마 제작현실을 부인하는 것이다. 단순히 지급률 변화만 강조하면 외주비를 삭감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지상파의 외주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또한 해외판권 등 복잡해진 드라마 수익구조를 감안하지 않은 채 단순 비교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1990년대 초 제작비 지급률이 120%였던 것은 판권수익 자체가 없던 시절에 실제작비에 외주사의 이윤을 붙여서 지급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지금은 판권을 누가 소유하느냐에 따라 방송사가 지급하는 제작비는 탄력적으로 움직인다.
셋째, 부적절한 가정으로 광고총량제 효과를 과장했다. 광고총량제 도입효과가 2,759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는데 이는 지나친 수치이다. 이는 광고시간이 늘어나야 가능한데 현재와 같이 광고판매율이 50%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광고시간이 그만큼 증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15초 광고단가를 1,500만원으로 설정한 것도 과도하다. 주시청시간대 드라마가 1,300만원 수준이고 교양/예능 프로그램은 700~1,100만원 가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주시청시간대라고 하더라도 광고주 입장에서 추가 광고 집행 유인이 없기 때문에 광고판매율이 70%에 이를 것이라는 가정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소속 연구원의 곡학아세(曲學阿世)식 발제문은 창조 경제 및 한류의 핵심인 방송콘텐츠산업 규모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을 가로막는 수단으로 악용되었고, 지상파와 유료방송 PP 간 갈등의 불씨가 되었다. 정부산하기관 소속 연구원이 그릇된 사실을 토대로 특정업계에 편향적인 주장을 펼친 데 대해 한국방송협회는 깊은 우려를 표하며 향후 이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
2014. 10. 2
한 국 방 송 협 회